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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세계 GDP 85% 커버 韓 FTA, 보호주의 영향 차단"

2024.04.12 뉴스구분 : FTA 관련국가 : 조회수 : 65

"세계 GDP 85% 커버 FTA, 보호주의 영향 차단"

 

[조선비즈]

 

“2003년 한국 FTA(자유무역협정) 정책 로드맵을 연구해 발표했는데, 정부가 채택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첫 FTA2004년 발효된 한·칠레 FTA는 연구부터 협상, 국회 비준까지 전 프로세스에 관여했다. 2024년 현재 한국은 총 59개국과 21건의 FTA 네트워크를 구축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에 이르는 경제 영토를 구축했고, 이제 나머지 15%를 구축할 것이다. 주요 교역국 가운데 이 정도 FTA 네트워크를 갖춘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의 첫 FTA 발효 20주년을 맞아 322일 이뤄진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인터뷰는 한국 FTA 역사 산증인과 대화임을 실감케 했다. 미시간주립대에서 ·태 무역 자유화 효과논문으로 경제학 박사를 받은 정 본부장은 1995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서 FTA연구자로 발탁된 데 이어 인하대에서 교편을 잡으며 한국 통상 정책의 브레인 역할을 해온 국제 통상, FTA, 경제 안보 분야 전문가다. KIEP FTA 연구팀장, 한국국제통상학회 회장, 한국협상학회 회장, 통상교섭민간자문위원회 위원 등을 지내고 국제 통상 관련 산업부·기획재정부·외교부 등 정부부처 자문위원과 국회 입법자문위원 등으로 활약하며 30여 년간 통상 정책을 연구하고 설계해 온 전문가가 올 1월 통상 현장 사령관으로 뛰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당시 취임 일성으로 통상정책과 경제 안보의 조화, 공급망 안정, 새로운 시장 창출을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FTA 20주년 인터뷰에서 ·중 패권 경쟁 심화, 자유무역 퇴조 등 국제 통상 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탄탄한 FTA 네트워크가 보호막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각 국가 상황에 맞게 FTA 형태를 다양화해 FTA 미체결 국가와 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 본부장이 실무진이 준비한 서류에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풀어낸 일문일답.

 

2004년 한국의 첫 FTA인 칠레와 FTA가 발효한 지20년이 지났다.

 

·칠레 FTA는 연구부터 협상, 국회 비준까지 전 프로세스에 관여했다. 당시 FTA에 농업계 반대가 있어, 국회를 오가며 대책 수립에도 참여해 애착이 큰 협정이다. 한국의 첫 FTAFTA 정책이 자리 잡는 계기를 마련했다. 정부가 FTA를 논의한다는 말만 나와도 기업이 해당국에서 할 비즈니스를 찾는 동기를 부여했다. ·칠레 FTA 이후 나타난 새로운 현상이었다.”

 

FTA 20년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2003년 한국 FTA 정책 로드맵을 연구해 발표했는데, 정부가 채택했다. 그렇게 수립된 로드맵의 FTA 목표(체결 국가 수)를 초과 달성했다. 국내외적으로 한국의 FTA 정책은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미국·유럽연합(EU)·중국 등 거대경제권을 포함해 총 59개국과 21건의 FTA 네트워크를 구축해 전 세계 GDP 85%에 이르는 경제 영토를 확보했다. 주요 교역국 가운데 이 정도 FTA네트워크를 갖춘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칠레 FTA 체결 전 우리나라의 전 세계 대상 수출액은 약 1940억달러(2605400억원)였는데,2023년 수출액은 6320억달러(8487700억원)2.3배 증가했다.

 

최근 걸프협력이사회(GCC)1)를 비롯해 중동, 남미지역과 FTA를 타결했는데, 의미와 성과는.

 

지난 20년 동안 FTA 정책을 펼치면서 우리나라와 FTA 체결에 관심이 있는 국가와는 사실상 거의 마무리했다. 그중 FTA 협상이 잘 진전되지 않았던 국가가 중동 지역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중동 6국 경제협력체인 걸프협력이사회(GCC)FTA를 타결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는 별도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했다. 중동지역은 우리 산업의 필수 원자재인 원유의 안정적인 공급원으로, 그리고 자동차·가전 등 공산품의소비처로서 우리와 오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남미도 그동안 협상이 어려웠는데, 지난해 한·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 과테말라의 한·중미 FTA 가입 협상까지 이뤄냈다. 중동, 중남미 지역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와 FTA 관계가 거의 없다시피 한 지역이었고, 이번에 교역 및 투자 그리고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남미의 4개국 경제공동체인 메르코수르(MERCOSUR)2)는 여전히 협상 중이다.”

 

FTA 체결로 우리 기업이 혜택을 보거나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사례가 있다면.

 

우선 소비자 이익 측면에서 보자. 와인이 대표적이다. 우리는 와인 소비도 많고 수입 와인 가격이 전반적으로 비싼 나라였다. 그러나 칠레를 시작으로 FTA를 체결하면서 칠레는 물론 다른 여러 국가의 수입 와인 가격을 낮췄고 국내 와인 가격을 하향 안정화할 수 있었다. 최근 웰빙 열풍이 불면서 국내 와인 소비가 급격히 늘었는데, 이런 와인시장 성장도 FTA 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특정 기업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지만 기업들이 FTA 망을 활용해 틈새시장을 개척한 사례는 매우 많다. 우리 기업의 직접적인 수출 증진에 기여한 것은 물론 우리 기업이 수출 제품을 만들 때 필요한 중간재의 수입 가격을 낮춰 수출 가격 경쟁력을 높인 부분도 빼놓을 수 없다.”

 

FTA 협상에서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가 중요할 것 같다.

 

지금 GCCFTA를 한 곳이 열 곳이 안 될 정도로 적고 동아시아 국가들과는 거의 협상을 안 했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 대중동 정책을 강화한 게 효과를 냈다. 이른바 신()중동 정책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등 중동 순방에 나섰고 FTA 협상 논의의 물꼬를 텄다. 특히 기존의 안정적인 다자 통상 체제가 흔들리는 현 상황에서는 국가 간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를 많이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꼭 필요로 하는 에너지, 핵심 자원을 단기간 내 가장 확실하게 확보하는 방법은 정상회담이다. 개도국 시장을 열려면 실무자와 이야기를 해선 그 나라의 현 정책환경에서 새로운 조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정상회의를 하면 논의가 빨라진다. 동시에 정상회담의 결과물이 실질적인 경제 효과로 나타날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취하는 게 중요하다. 현재 산업부에서는 대통령 순방 성과를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지도록 별도의 조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에서 자유무역을 막는 보호주의가 강화됨에 따라 FTA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나온다.

 

자유무역의 퇴조, 자국 이기주의의 강화 등이 세계적인 추세가 됐고, 세계무역기구(WTO)의 규범을 지켜야 한다는 인식도 국제적으로 약화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WTO로 대변되는 자유무역 질서가 더욱 흔들린다면 그에 따른 시장 개방 약속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우려와 문제는 WTO 체제에 대한 도전 측면으로 볼 수 있고, FTA는 양자 간 협정이다. 때문에 서로 피해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FTA를 철폐하려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WTO 체제가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게 가장 좋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더라 도우리는 세계경제의 85%를 커버하는 FTA 네트워크를 구축했기 때문에 그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WTO 체제가 흔들려도 일종의 보호막이 되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이 취한 조치(인플레이션 감축법 등)를 보면 FTA 대상국은 예외로 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우리처럼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새 통상 환경 변화에) 부정적인 영향이 컸을 텐데, FTA가 있어서 다행이다.”

 

그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통상 환경에 큰 영향을주고 있지 않나.

 

세계 여러 지역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있고, ·중 갈등에다 서방의 수출 통제 강화 등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복합 경제 위기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또 올해는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대선, 총선이 열리는 슈퍼 선거의 해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른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말할 것도 없고 많은 나라가 대외적인 악재 요인에 대한 대응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

 

·중 갈등도 변수다. 우리 통상에 미치는 영향은.

 

·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중국과 교역 비중이 높은 나라들은 아무래도 그렇지 못한 나라보다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이 부진한 배경에는 자국내수를 바탕으로 독자 공급망을 구축하는, 이른바 중국의 쌍순환 정책이라든가 중국 기업들의 성장도 있겠지만, ·중 갈등의 후폭풍도 분명히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미·중 갈등의 핵심이 첨단 산업으로 가고 있고, 이를 우리가 주의를 해야겠지만 동시에 중국과 거래, 전반적인 경제협력과 투자는 지속해야 한다. ·중 갈등 과정에서 주요 7개국(G7) 국가가 중국에 대한 정책을 (적대적인)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이 아닌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을 채택한 것도 중국시장의 중요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쨌든 우리나라는 중국과 무역 비중이 높아 대중 관계를 원만하게 끌고 갈 수 있는 외교·통상적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 정부의 통상협정 추진 방향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면.

 

우선 경제 안보와 공급망 안정이다. 과거에는 경제 문제만 생각하면 됐는데, 지금은 경제와 안보를 동일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두 번째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3)에 대한 국제 인식이 개선되고, 이들 국가의 산업화와 수출 시장으로서의 잠재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 이들 국가와의 통상 협력을 빨리 갖춰야 한다. 셋째는 전 세계에서 아직 우리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15%에 해당하는 국가와 통상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이들 국가는 일반적인 FTA를 하기에는 여건이 안 좋은 경우가 많아 EPA(경제동반자협정)4), TIPF(무역 투자 촉진 프레임워크)5) 등으로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상대국에 따라 맞춤형 FTA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마지막으로 국내 산업을 위한 규제를 할 때 통상 이슈로 제기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각 부처에서 새로운 정책을 기안할 때 국제 통상 관점에서 평가하고, 통상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사전 조치를 취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6)의 진전이 궁금하다.

 

”IPEF 협상은 20225월 출범 1년 반 만에 무역, 공급망, 청정 경제, 공정 경쟁 등 네 가지 필라(기둥) 가운데 무역을 빼고는 모두 협상이 타결되는 성과를 냈다. IPEF 공급망 협정의 경우 최초의 공급망 관련 다자 협정으로, 올해 224일 발효됐고, 우리도 4월 중 발효된다. 공급망에서 가장 중요한 게 어느 나라, 어떤 분야에서 공급망 위기가 생기는지를 빨리 파악하고, 그런 상황이 생겼을 때 공급망 단절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것으로 보면 된다.”

 

+ PLUS POINT 해외 누비는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칠레 주도, 124개국 IFD 협상 타결 선언한 미 FTA 공동위 개최··· IRA 보조금 논의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첫 해외 출장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WTO 13차 각료회의였다. 정 본부장은 228일부터 32일까지 열린WTO 13차 각료회의에 참석, 한국과 칠레가 주도해 124WTO 회원국이 참여한 개발을 위한 투자 원활화(IFD)’ 협상 타결을 선언하는 성과를 냈다. 정 본부장은 “124개국이 협정에 참여했는데, 이는 WTO 회원국 4분의 3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IFD 협정이 WTO 규범으로 채택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다자 규범을 주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했다.

 

IFD 협정은 20년 전 한국의 첫 FTA 상대국인 칠레와 함께 주도했다.정 본부장은 312~15일에는 미국에서 열린 한미 FTA 공동위원회에 참석해 한미 FTA의 원활한 이행을 위한 협의를 했다. 한미 FTA 공동위는 202111월 한국에서 열린 이후 약 3년 만이다. 정 본부장은 한국과 미국 간에 현재 제기되고 있는 여러 통상 현안에 대한 원활한 해법을 모색했다현재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기반으로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이런 투자 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과 관련 미국 당국과 협의를 했고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한국 FTA 정책에서 한미 FTA가 가장 중요했다협상 타결에 3, 또 비준을 받는 데 4년이 걸릴 정도로 진통이 많고 논란도 많았지만 20123월 발효됐고 그 당시 우려됐던 것은 문제점으로 나타나지 않은 반면 경제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모든 FTA가 장점만 있고, 단점은 없는 게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순 혜택을 줄 수 있어 요즘처럼 통상 환경이 어려운 시기 FTA 네트워크가 한국 경제의 안정 성장을 뒷받침하는 기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용어설명

 

* 걸프협력이사회(GCC) (1)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오만 등으로 이뤄진 협력체. 202312월 한국과 FTA 협상을 시작한 지15년 만에 협상을 타결했다.

* 메르코수르(MERCOSUR) (2) 우루과이, 브라질, 아르헨티나,파라과이가 주도해 1991년 만든 남미 최대 규모경제공동체. GDP 규모34000억달러로 중남미 전체의 62%에 달한다. 현재한국은 메르코수르와 농축산,상품 등에서 입장 차로 FTA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3) 남반구나 북반구 저위도에위치한 인도, 브라질 등 개발도상국을 지칭. 북반구에 쏠려 있는 선진국을 가리키는글로벌 노스와 대비되는개념이다.

* EPA(경제동반자협정) (4) FTA와 같이 관세 철폐 등 시장 개방 요소를 포함하면서도 상대국과공동 번영을 목적으로 협력요소를 강조한 통상협정. 한국 정부는 몽골, 조지아와EPA 협상을 진행 중이고, 향후 태국, 케냐, 모로코 등 아시아, 아프리카, 동유럽등지의 8개국과 협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 TIPF(무역 투자 촉진프레임워크) (5)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로 양국 간 산업, 통상 여건에 맞춰 공급망, 무역과 투자,기술 등 상호 호혜적인 협력을 추진하는 협정. 한국 정부는 우즈베키스탄,브라질 등 14개국과 체결했으며, 아프리카,남아시아, 중남미 등지의 26개국과 체결을 협의중이다.

*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6) 미국 주도로 설립한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 안보동맹. 미국과 한국, 일본을 비롯해 호주, 인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뉴질랜드,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피지 등14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IPEF 참여국 GDP를 합치면 전 세계의 40%를 차지한다.

 

 

박용선 기자